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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개'처럼 살았던 철학자, 디오게네스: 그의 기상천외한 삶과 가르침

Big News 2025. 6. 2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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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앞에서 당당했던 남자, 디오게네스

저놈은 무엇이 그리 당당한가. 해적 선장 스키르팔루스가 미간을 찌푸렸다. 스키르팔루스는 부하들이 막 잡아 온 인질 무리 앞에 섰다. 모두가 퀭했다. 그런 이들 가운데 한 명. 딱 한 사내만은 풍기는 분위기가 묘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울지도, 떨지도 않았다. 곧 노예로 팔릴 처지라는 걸 알 텐데도 그저 천연스러웠다. “당신 이름이 뭐요?” “디오게네스요.” “혹시 왕족이오?” “하! 내 몰골을 보고도 그런 생각이 드오?” 디오게네스가 웃으며 되물었다. 스키르팔루스는 그의 행색을 찬찬히 살폈다. 그가 걸친 건 기울 수 없을 만큼 낡은 옷이었다. 손톱에는 땟국물이 잔뜩 묻었고, 까맣게 탄 두 발에선 짙은 악취만 올라왔다.

 

 

 

 

노예 시장에서 '주인'을 찾다

“그러니까, 노예 말고 주인을 사려는 이가 있는지 찾아보란 말이오.” 디오게네스는 노예 시장에 팔려 온 후에도 이런 말이나 했다. 황당한 표정을 짓는 노예상을 등진 채 직접 눈알을 굴리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을 두리번거리더니…. “저 사람이오!” 그는 외침과 함께 상인에게 달려들었다. “나를 저 사람에게 파시오. 저 자는 주인이 있어야 하는 인간이오.” 어디 감히 노예 따위가…. 상인이 손찌검을 하려는 순간, 디오게네스가 가리켰던 사내가 다가왔다. 본인 이야기를 한 걸 눈치챈 게 분명했다. 디오게네스가 점찍은 사내 이름은 크세니아데스. 그는 값비싼 보라색 테 장식이 있는 옷을 두른 부자였다.

 

 

 

 

견유학파, '개처럼' 사는 삶을 설파하다

소크라테스 제자 안티스테네스가 창시하고 그의 제자 디오게네스가 계승한 이 학파는, 고대 철학 중 가장 파격적인 내용을 담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견유학파는 개 견(犬)에 선비 유(儒)를 쓴다. 이 이름처럼 개(짐승)를 따라 ‘개처럼’ 살아보자는 게 핵심 정신이었다. 쥐를 보고 깨달음을 얻은 디오게네스는 이제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를 알았다. 무한한 질문법, 이른바 산파(産婆)술로 법과 제도에 앞장서 의문을 표했던 아테네의 소크라테스. 이미 죽고 떠난 그 대신 그의 제자인 안티스테네스 밑에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알렉산더 대왕과의 만남, 그리고 '햇빛' 한 마디

알렉산더 대왕은 허탈함에 웃고 말았다. “내가 알렉산더가 아니라면 나도 디오게네스처럼 살고 싶군.” 그는 혼잣말을 하며 신하들과 함께 돌아섰다. “나처럼 살고 싶다? 당장 내 옆에 누워있으면 되는걸.” 직후, 알렉산더 대왕은 디오게네스의 이런 중얼거림을 못 들은 척했다는 설도 있다. 역사상 가장 기묘한 철학자와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정복자의 대면. 이는 부잣집에 침을 뱉고, 귀족 다리에 오줌을 갈기는 등 갖은 일화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디오게네스의 결기와 믿음을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파격적인 삶, 그리고 죽음

그는 노숙 생활을 했다. 버려진 술독에서 먹고 잤다. 옷은 낮이면 돗자리, 밤이면 이불로 썼다. 이 또한 기원전 380~370년경으로 추정된다. 그의 재산이라고 할 건 표주박과 지팡이 정도였다. 개가 땅에 머리를 박고 고인 물을 마시는 걸 보곤 표주박마저 냅다 던져 깨버렸다고도 한다. 디오게네스는 날 좋으면 햇볕 밑에서 늘어지게 잤다. 디오게네스는 그렇게 평화를, 행복을 끌어안았다. 가진 것도, 잃을 것도 없는 날것 그대로의 상태기에,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고도 불편한 게 없었다. 당장 쾌락을 얻고 싶을 때는 그 자리에서 그짓을 했다.

 

 

 

 

디오게네스가 남긴 가르침

그의 죽음에 대해선 몇 가지 다른 설이 있다. 일단 스스로 숨을 참아(!) 세상과 등졌다는 말이 있다. 살아있는 문어를 먹고 콜레라에 걸려 죽었다거나, 그 문어를 굶주린 개들에게 건네던 중 한 녀석에게 다리 힘줄이 물려 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사망지로는 아테네와 코린토스 등이 거론된다. 기원전 323년경. 당시 나이는 아흔 줄에 닿았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그렇게 저승길에 오른 디오게네스는 이미 한참 전 죽은 알렉산더 대왕과 다시 만났다.

 

 

 

 

핵심만 꿰뚫는 디오게네스의 삶과 철학

디오게네스는 해적에게 잡혀도, 노예 시장에서도, 심지어 알렉산더 대왕 앞에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그는 '개처럼' 살며 자연스러운 욕구에 충실했고, 인위적인 욕망을 경계했다. 그의 삶은 단순함과 자유를 추구하는 철학의 실천이었다.

 

 

 

 

독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질문들

Q.디오게네스는 왜 '개'를 자처했나요?

A.디오게네스는 인간의 인위적인 욕망과 허례허식을 비판하고, 자연스러운 삶을 추구하기 위해 '개처럼' 살았습니다. 쥐의 행동을 보고 깨달음을 얻어, 짐승처럼 본능에 충실한 삶이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알렉산더 대왕과의 만남에서 디오게네스가 한 말은 무엇인가요?

A.알렉산더 대왕이 소원을 묻자, 디오게네스는 '햇빛을 가리고 있으니 비켜달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권력과 명예에 얽매이지 않는 그의 자유로운 정신을 보여주는 일화입니다.

 

Q.디오게네스의 삶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요?

A.디오게네스는 물질적인 풍요나 사회적인 지위보다, 내면의 평화와 자유를 추구하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의 삶은 우리에게 진정한 행복은 단순함과 자연스러움에 있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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