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새벽, 죽음으로 내몰린 택배 기사
지난해 5월 28일, 쿠팡 퀵플렉스 야간 배송기사 고(故) 정슬기씨가 숨진 뒤, 그가 평소 관리자와 새벽에 나눈 메신저가 공개됐다. 유족은 슬기씨가 퇴근 후 쓰러져 자기 바빴고, 속이 부대끼고 소화가 안 돼 고기류는 잘 먹지도 못했다고 증언했다. 슬기씨는 하루 평균 10시간 30분, 주 6일 이상 야간 배송을 했다. 사망 전 12주 동안 주당 평균 노동 시간은 73시간 21분에 달했다. 슬기씨의 밝혀진 사인은 심실세동과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 과로사였다.

뜨거운 감자, 새벽 배송 제한 논쟁의 불씨
최근 새벽배송(0~5시 초심야시간 배송) 제한을 놓고 노동계가 뜨겁다. 지난달 22일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가 이를 제안한 뒤, 새벽배송이 주요 사업모델인 쿠팡의 노동자들이 반발하면서 '노노 갈등'까지 벌어지는 모양새다.

90%의 찬성? 새벽 배송, 그 이면의 고통
그러나 이를 단순히 "90% 이상의 배달기사들이 새벽배송을 좋아한다"고 여기는 건, 현실을 왜곡하는 측면이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9월 택배노조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쿠팡 퀵플렉스 배송기사 67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자. 해당 조사 응답자들은 야간 배송의 어려움으로 피로(71.9%), 교통사고 위험(62.3%), 화장실 이용 불편(54.5%), 물품 배송 중 안전 위험(40.1%), 졸음운전(34.1%) 등을 토로했다.

참혹한 현실: 야간 배송, 멈출 수 없는 굴레
야간 배송이 힘든 기사는 주간 배송을 선택하면 되지 않느냐고 볼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단순한 일당 차이 외에도 대리점에서 계약조건에 야간 배송을 집어넣는 경우도 있고 야간 배송을 거부하면 대리점으로부터 불이익이 우려된다는 등 비자발적 사유로 야간 배송에 나선다는 응답이 88.0%에 달했다. 즉 일을 하고 싶다면 울며 겨자 먹기로 야간 배송에 나서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2군 발암물질, 야간 노동의 위험성
국제암연구소는 야간노동을 '2군 발암물질'로 지정했고 야간노동을 2·3일 연속해서 하지 못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노동계가 노동자 건강권 보호를 위해 새벽배송이 제한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이다. 실제로 야간 배송 노동자들의 사망 사고는 반복되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2시 9분쯤 쿠팡 배송기사 30대 B씨가 몰던 1톤 트럭이 전신주와 충돌하는 사고를 내고 숨졌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절실한 외침
한선범 택배노조 정책국장은 "외형상 자발적으로 새벽배송을 선택할지라도 분명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나 노동자 건강에 해를 끼치고 있다"며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대가로 돈을 버는 구조라면 일정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간 배송으로) 적정한 보상이 이뤄진다면 누가 밤에 잠 못 자며 일하고 싶겠나"라며 택배 수수료 단가 현실화와 야간 배송을 강제하는 계약 조항 등 노동환경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핵심만 콕!
쿠팡 새벽 배송의 어두운 그림자를 조명합니다. 과로와 강제된 야간 노동, 그리고 그로 인한 비극적인 죽음. '좋아서 야간 근로를 선택했다'는 설문 조사 이면의 현실을 파헤치며, 노동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독자들의 Q&A
Q.쿠팡 새벽 배송 기사들의 현실은 어떤가요?
A.과도한 노동 시간, 낮은 수수료, 안전 문제, 그리고 비자발적인 야간 배송 강요 등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습니다.
Q.새벽 배송 제한에 대한 논쟁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A.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규제 vs. 고용 불안과 임금 감소에 대한 우려 사이의 갈등입니다.
Q.어떤 해결책이 필요할까요?
A.택배 수수료 현실화, 야간 배송 강제 조항 개선, 그리고 노동 환경 전반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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