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먹자골목의 비명…폐업 쓰레기 급증, 자영업 100만 명 시대의 그림자
썰렁한 먹자골목, 멈추지 않는 폐업의 그림자
지난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구청 인근 먹자골목은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소문난 맛집들을 제외하곤 대체로 한가한 편이었다. ‘임대 문의’ 표시가 붙은 텅 빈 가게가 여러 곳 눈에 띄었다. 10년째 분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윤 모씨(55)는 “코로나19가 끝나면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이후에도 고물가에 계엄·탄핵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계속 장사가 안 된다”며 “인건비 부담도 너무 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폐업 증가, 쓰레기 배출량 급증으로 나타난 자영업 현실
장기간 이어진 내수 부진으로 지난해 자영업 폐업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쓰레기(폐기물)에서도 자영업 한파의 그림자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10일 매일경제가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3년 기준 공사 생활 폐기물 배출량은 35만t에 달했다. 2020년 18만t에서 3년 만에 2배 가까이 급증했다.
폐업 쓰레기 급증의 원인: 가게 문 닫는 자영업자들
공사 생활 폐기물은 소규모 인테리어나 리모델링을 할 때 나오는 5t 미만 폐기물을 말한다. 주로 자영업자가 가게를 창업 또는 폐업할 때 공사 중에 나오는 쓰레기가 해당된다. 대규모 건설 현장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건설 폐기물’로 따로 분류된다. 폐기물 업계 관계자는 “최근 통계상 창업이 크게 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배출 증가량 중 상당 부분은 가게 폐업 때 발생한 쓰레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영업 폐업, 100만 명 시대의 도래
국세청에 따르면 자영업 폐업자 수는 2020~2022년 8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2023년 98만6000명으로 치솟았고, 이후 경기가 더 나빠지면서 지난해 100만8000명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경기 불황과 자영업 폐업 증가로 공사 생활 폐기물이 증가한 반면 사업장에서 배출한 음식물쓰레기 양은 크게 감소했다.
음식물 쓰레기 감소, 음식업의 어려움을 방증하다
2023년 한 해 동안 사업장에서 배출된 생활 쓰레기는 527만t으로 전년 대비 8.9% 감소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음식물쓰레기 배출이 확 줄었다. 2022년 44만t에서 1년 뒤 37만t으로 15.9% 감소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사업장에서 배출된 생활 쓰레기는 대부분 자영업자 가게에서 나온다”며 “사업장 배출 생활 쓰레기가 줄고, 특히 음식물쓰레기가 줄었다는 것은 자영업 중에서도 음식업이 어려워진 탓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10년 만에 감소한 1인당 생활 쓰레기 배출량
한편 매년 증가하던 국민 1인당 1일 생활 쓰레기 배출량도 10년 만에 감소했다. 2023년 배출량이 1.17㎏으로 집계돼 전년 1.20㎏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 쓰레기는 가정과 사업장에서 배출한 종량제, 재활용, 음식물 등 쓰레기를 말한다. 홍 소장은 “가정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큰 변화가 없었는데, 사업장에서 배출한 쓰레기가 확 줄었다”고 분석했다.
자영업의 위기, 폐업 쓰레기 증가로 드러나다
내수 부진과 고물가 속에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급증하며, 이는 폐기물 처리량 증가와 음식물 쓰레기 감소라는 뚜렷한 지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100만 명을 넘어선 자영업 폐업 시대, 텅 빈 상가와 줄어드는 음식물 쓰레기는 자영업의 어려운 현실을 보여주는 씁쓸한 단면입니다.
자영업 현실에 대한 궁금증, Q&A
Q.자영업 폐업이 왜 이렇게 늘어났나요?
A.고금리, 고물가, 내수 부진 등 복합적인 경제적 어려움이 자영업자들의 폐업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특히, 임대료, 인건비 상승 등 고정 비용의 증가는 자영업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Q.음식물 쓰레기가 줄어든 이유는 무엇인가요?
A.자영업, 특히 음식업의 폐업이 증가하면서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도 감소했습니다. 이는 사업장의 운영 축소 또는 폐업으로 인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Q.앞으로 자영업의 전망은 어떤가요?
A.현재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자영업의 어려움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지원 정책과 함께 자영업자 스스로의 혁신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