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폭락, 왜 유독 한국만? - 16년 만의 최저치, 환율 위기의 그림자
원화 가치 하락의 그림자
자녀 학비와 생활비 부담에 한숨짓는 심지혜 씨의 사례처럼, 원화 가치 하락은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내년 유럽 여행을 계획했던 김소연 씨 역시 치솟는 환율에 여행 계획을 변경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원화는 달러 대비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른 나라 통화에 대해서도 약세가 두드러지는 ‘고환율’이 고착화하는 흐름을 보이며, 우리 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역대 최저치 경신, 위기의 신호?
21일 달러당 원화값이 1475원대까지 떨어지며 약 7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들어 달러당 원화값의 연평균치는 1414.08원으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보다도 낮아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특히 이달 들어 원화는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3.29% 떨어져 새 정부의 확장재정 기대감으로 약세를 보인 일본 엔화보다 낙폭이 훨씬 컸습니다.

환율판 코리아 디스카운트, 왜?
동남아 신흥국 통화인 말레이시아 링깃 역시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였고, 태국 바트·필리핀 페소는 약세였지만 원화보다 낙폭이 훨씬 작았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고 경상수지가 흑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원화가 글로벌 ‘최약체’ 통화로 전락하면서, 시장에서는 ‘환율판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평가까지 나옵니다. ‘고환율=위기’의 신호는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4년 비상계엄 사태까지 단 세 차례뿐이었습니다.

엇갈리는 신호, 무엇이 문제인가?
수출 호조와 사상 두 번째 흑자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 요인 외에도 국내적 요인이 더 크다고 지적합니다. 원화 약세는 달러 강세 요인도 있지만, 국내적 요인이 더 크기 때문에 한국 고유의 위험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개인, 기업, 연기금으로 이어지는 ‘달러 사냥’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가 해외투자로 빠져나가는 구조가 고착화된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불확실성과 구조적 문제
정치·정책의 불확실성은 자본의 탈(脫)한국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잦은 정책 변경과 경제의 정치화는 불확실성을 키워 자본 이탈과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내수 취약성과 편중된 산업 구조 역시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입니다. 한국은 민간 소비와 서비스수지가 부진해 외부 충격에 더 취약하다는 분석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편중’ 역시 양날의 칼로 작용하며, AI 리스크가 부각될 때 글로벌 자금이 가장 먼저 빠져나오는 시장이 한국이라는 점도 원화 약세의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1500원 돌파 가능성, 전망은?
시장은 달러당 원화값이 1480원을 깰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1480원대에서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나 당국의 미세조정이 나올 수 있어 급격한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있는 반면, 1500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옵니다. 과거엔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 해외로 나가는 자금이 즉시 위축됐지만, 지금은 환율이 오르든 말든 달러 유출이 멈추지 않는 구조가 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핵심만 콕!
원화 가치 하락은 우리 경제에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달러 강세, 국내 요인, 구조적 문제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며, 1500원 돌파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와 구조 개혁을 통해 원화 가치 하락을 막고 경제 안정을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궁금증 해결!
Q.원화 가치가 이렇게 계속 하락하면 어떻게 되나요?
A.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내수 경기 둔화, 외국인 자금 이탈 등 경제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Q.정부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A.환율 안정을 위한 시장 개입, 정책 불확실성 해소, 구조 개혁 등을 통해 경제의 기초 체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Q.개인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A.전문가들은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는 신중한 투자 결정을 내리고, 분산 투자를 통해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