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라더니… 파라솔 강제 대여, 서귀포 물놀이장의 불편한 진실
아이들은 왜 위험한 바다로 향했을까?
가까운 곳에 물놀이장이 있는데도 아이들이 바다에서 놀다 사고가 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근 제주 서귀포시에 사는 한 시민은 KBS 취재진에게 이와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지난달 말, 파도에 휩쓸려 구조된 초등학생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죠. 세금으로 만들어진 물놀이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로 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료라는 말, 과연 진짜일까?
시민들이 말하는 물놀이장은 서귀포시 동홍동에 위치한 '산지물 물놀이장'입니다. 서귀포시가 16억 원을 들여 조성했지만, 2013년부터 마을 자생단체가 동홍동주민센터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생단체는 운영·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물놀이장 운영 수익으로 충당하며, 임대료는 지불하지 않는 구조입니다. 이 물놀이장은 무더운 여름, 지역 주민과 관광객에게 시원한 쉼터를 제공하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파라솔 없이는 입장 불가? 숨겨진 불편함
문제는 '입장료 무료'라는 문구와는 달리, 파라솔이나 평상을 대여하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취재진이 방문했을 당시, 물놀이장 직원은 “입장료가 없는 대신 파라솔과 평상 대여 요금에 다 포함이 돼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파라솔 대여료는 4만 원, 평상은 7만 원으로, 팔찌가 없으면 입장이 거부되는 상황입니다. 이는 무료라는 말과는 달리, 상당한 비용 부담을 안겨주는 현실입니다.
주민들의 목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말이 무료지 굉장히 가격대가 있다”며, 용돈을 모아 놀러 오고 싶어도 여유가 없는 아이들은 함께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은 “입장료가 없는 포구나 수심이 깊은 바다로 가다 보니 아이들이 한 번씩 빠지는 경우가 있다”며, 아이들만큼은 부담 없이 입장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한 중학생은 파라솔 대여료가 비싸, 친구들과 함께 이용하기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자생단체의 입장: 불가피한 선택?
자생단체 측은 안전요원 인건비와 관리비 충당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설명합니다. 자생단체 회장은 4~5년 전까지 정부 지원이 있었지만, 현재는 지원이 끊겨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동홍동주민센터 역시 이러한 운영 방식에 동의했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 내 다른 물놀이 시설은 입장료를 받지 않거나, 소액의 입장료만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주민들의 항의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동홍동주민센터에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동홍동장은 대여료가 비싸지 않다고 언급하면서도,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자생단체와 협의하여 합리적인 운영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취재가 시작된 다음 날, 동홍동은 자생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시설 대여 없이도 물놀이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변경했습니다. 성인은 3천 원, 아동은 2천 원의 입장료를 받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공공 재산, 시민을 위한 관리의 중요성
혈세로 지어진 공공 재산을 시민들이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관리·감독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과거 서귀포시는 이 물놀이장에 안전요원 인건비를 지원했지만, 2021년 제주도감사위원회로부터 '별도 재정 부담을 할 이유가 없는데도 수탁자에게 경제적 특혜를 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지원을 철회한 바 있습니다.
핵심 요약: '무료'라는 말에 가려진 진실, 그리고 변화의 시작
서귀포시의 한 물놀이장에서 '무료'라는 이름 아래 파라솔 대여를 강제하며, 시민들의 이용을 제한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취재를 통해 이 문제가 공론화되자, 동홍동은 입장을 바꿔 시설 대여 없이도 물놀이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는 공공 재산의 올바른 관리와 시민들의 접근성을 보장하는 데 있어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물놀이장 입장료가 무료라고 들었는데, 왜 파라솔을 빌려야 하나요?
A.물놀이장 운영 주체는 입장료 대신 파라솔 대여료에 운영 비용을 포함하여, 파라솔이나 평상을 대여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도록 운영했습니다.
Q.문제 제기 이후, 물놀이장은 어떻게 바뀌었나요?
A.취재 이후, 동홍동은 자생단체와의 협의를 통해 시설 대여 없이도 물놀이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변경했습니다. 성인은 3천 원, 아동은 2천 원의 입장료를 받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Q.이러한 문제는 왜 발생했나요?
A.안전요원 인건비 및 관리비 부족으로 인해, 자생단체가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파라솔 대여를 강제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게 되었습니다.